삼성경제연구소는 4일 `한국 조선산업 경쟁력 진단` 보고서를 통해 "이번 불황으로 중국의 조선산업이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은 만큼 한국으로선 중국과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중국 조선업의 경쟁력이 저임금, 일본의 기술이전, 정부의 육성책 등을 바탕으로 한국의 90%수준까지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조선업이 이번 불황에 따른 충격을 수습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2월초 중국 조선소의 벌크선 계약취소가 197척으로 세계 벌크선 계약취소의 82%를 차지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우선 한국 조선업이 이번 불황을 기회로 삼아 중국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황기는 연구개발투자나 인수합병을 통해 핵심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설명이다.

또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중국과 유럽 등에 비즈니스 거점을 마련해 현지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STX그룹의 사례에서 보듯 핵심역량 보강을 위해 필요할 경우 글로벌 인수합병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특히 발상의 전환을 통한 사업모델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반건조 위주의 모델에서 벗어나 해상설비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육상 플랜트 사업이나 선박 연관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조선업의 개념을 `선박건조자(Carrier Builder)`에서 `해양개발자(Ocean Developer)`로 확장, 사업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정부도 조선업 인프라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며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선박금융 부문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수금환급보증(RG) 문제로 중소조선소의 계약취소가 확산되지 않도록 이를 적극 지원하고 선박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연결고리 역할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아울러 조선부문 인력이 미래 경쟁력의 원천이 될 수 있도록 인적자원 개발체계를 새로운 조산업의 개념에 맞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