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아산시 실옥동에 위치한 아산하수종말처리장. 이 곳은 여느 하수종말처리장과 다르다. 하수종말처리장 운영에 필요한 전력의 일부를 처리장 한 켠에 위치한 바이오가스 발전 시설로부터 공급받는다.

25일 기자가 찾은 아산시 통합형 고효율 바이오가스 열병합발전 시설은 그 거창한 이름에 걸맞지 않았다. 하지만 이 곳은 국내 최초의 통합형 고효율 바이오가스 열병합발전 시설로 대우건설의 바이오가스 플랜트 기술인 DBS(Daewoo Two-Phase Anaerobic Bio-Gas Sysytem)가 집약된 곳이다.

◇쇠똥을 에너지로=바이오가스는 축산 분뇨, 음식물 쓰레기, 하수 슬러지 등 폐기물에서 LNG(액화천연가스)의 주원료인 메탄을 추출한 것으로 폐기물 처리와 함께 에너지 생산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발전 시설은 독일, 덴마크와 같은 유럽 등지에선 일반화됐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 말부터 관련 기술을 개발해온 대우건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초기에는 폐기물 처리를 위한 목적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가 90년대 후반부터 폐기물을 원료로 한 에너지 개발로 기술을 발전시켰다.

아산에 있는 발전 시설은 세계 최초의 통합형 고효율 바이오가스 열병합발전 시설로 축산 분뇨를 주로 이용하는 유럽과 달리 축산 분뇨, 음식물 쓰레기, 하수 슬러지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다. 그간 음식물 쓰레기, 축산 분뇨, 하수 슬러지는 유기물 농도가 달라 혼합해 처리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나 대우건설은 각각의 비율을 조절해 이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일반적인 바이오가스 발전 시설과 달리 두 개의 발효조를 사용하면서 가스 생산 일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일반적인 바이오가스 발전시설이 발효조 한 군데서 유기산을 만든 후 다시 메탄가스를 생산하는 것과 달리 대우건설의 DBS는 유기산을 만드는 발효조와 메탄을 만드는 발효조를 분리했다. 발효조가 하나일 때는 유기산 발효 과다로 메탄가스 발효가 저하되는 단점이 있어 메탄가스 발생 기간이 15∼30일 정도 소요됐다. 이에 반해 대우건설의 DBS는 반응조를 두 개로 나누면서 메탄가스 발생 시간이 줄어들어 10일 이내에 바이오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또 메탄 발효조를 나누면서 입상메탄박테리아 배양 기술을 확보해 메탄가스 순도를 유럽기술에 비해 10%포인트 정도 높은 70∼75%의 순도로 메탄가스를 생산한다. 이렇게 효율을 높이면서 아산에서는 적은 발전 시설 규모에도 불구하고 하루 100t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로 생산된 바이오가스로는 하루 2867㎾h를 생산해낸다. 이는 318가구가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양으로 연간 4700만원어치에 해당한다. 함께 생산되는 열은 하루 5734M㎈로 발전 과정에 필요한 열을 충당하는 데 사용된다.

◇환경도 살리고 돈도 벌고=세계 바이오에너지 시장은 약 150조원 규모로 주로 독일 등 유럽 업체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5000억원 정도로 매년 20% 이상 성장 중이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수처리 및 폐기물처리 전문 업체인 테크노플루이드(Technofluids)사와 DBS 공법 수출을 위한 기술 협약을 체결해 50조원에 이르는 유럽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대우건설은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기술을 수출해 유럽시장에서 1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함께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물질이다. 따라서 메탄을 에너지로 사용할수록 그만큼의 온실가스 배출권(CER)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장을 안내한 대우건설 박현수 선임연구원은 "국내에 진출하는 외국 바이오가스 기술 업체들 역시 기술 이전으로 인한 로열티 수입보다 온실가스 배출권 확보 목적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런 경제적 효과 외에도 바이오가스 생산 기술은 환경면에도 크게 기여한다. 매년 5100만t의 축산분뇨와 2500만t의 하수 슬러지, 500만t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함으로써 폐기물 배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더구나 런던협약으로 2012년부터 가축 분뇨 등의 해양 투기가 금지됨에 따라 해양 투기한 양만큼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매년 해양으로 투기되던 폐기물이 1000t 정도임을 감안하면 바이오가스 발전 시설이 훌륭한 대안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