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연구기관의 특허관리체계가 부실해 연구성과의 상품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출원 및 등록건수가 연구원 개인 평가에 이용되고 있어 출원 및 등록건수는 많은 반면, 특허 사전검증시스템과 상용화 지원체계 등이 갖춰져 있지 않아 실제 상품화로 이어지는 실적은 크게 낮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권영진 의원(한나라당)은 19일 기초기술연구회로부터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 출연연의 연구원 개인평가에 특허출원 및 등록건수가 이용돼 출원과 등록 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특허 관련 사전검증시스템이 부재하고 특허관리 전담조직이 없어 실제 상품화로 이어지는 비율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권영진 의원에 따르면 2005년부터 올해까지 교육과학기술부 기초기술연구회 산하 13개 기관 중 특허출원 상위 5개 기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해양연구원 등 5개 기관으로, 각각 2166건, 1160건, 1008건, 775건, 461건의 특허출원 건수를 기록했다. 특허등록은 각각 1300건, 684건, 674건, 371건, 242건 순으로 나타나 출원대비 등록비율은 각각 60%, 59%, 66.9%, 47.9%, 52.5%로 조사됐다.

하지만 특허출원 및 등록건수에 비해 상품화 실적은 크게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KIST는 26건의 상품화 실적을 보여 특허등록 대비 상품화 비율이 2%에 불과했고, 생명연은 상품화 수가 4건으로 상품화 비율이 0.6%에 그쳤다. 원자력연은 102건(14.9%), 표준연은 61건(16.4%), 해양연은 45건(18.6%) 수준이었다.

권 의원은 "출연연은 특허관리 전담조직이 없고 특허관리 방식도 일반기업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며 "특허 건수 자체를 연구원 성과로 평가하기보다는 상품화로 이어질 수 있는 특허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원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상기 의원(한나라당)은 기초기술연구회 소속 13개 출연연의 특허 중 등록 후 3년 이상 미활용 특허가 4559건이고, 여기에 들어가는 유지비용이 20억원 수준이라며 특허관리 및 활용체계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출연연 중 KIST 등 4개 기관만이 변리사를 고용하고 있고 지식재산권 교육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학은 산학협력단을 설치해 기술이전을 활성화하고 있는 만큼 출연연도 산합연협력단(가칭)을 설치하는 등 특허경영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세연 의원(한나라당)은 "정부가 대학ㆍ연구소 등을 대신해 기술이전 계약 체결ㆍ상품화ㆍ마케팅 등을 전문기관에서 대행하게 하는 `특허신탁제도'를 지난해 9월 도입했지만 기초기술연구회 산하 출연연의 참여가 저조하고 일부 기관은 휴면특허 처리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휴면ㆍ미활용 특허 관리 및 활용을 강화할 수 있도록 특허신탁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